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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창고/사회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을 통해 바라보는 군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문제점

by 허니비21c 2024. 5. 28.

 

대한민국은 징병제 국가입니다.

 

징병제 국가중에서도 남성만 징병한다는 부분과 전세계 가장 높은 징집률이라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배경속에서 군대에서는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때로는 사회적 공론화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론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은것이 현실이죠.

 

통계로 따지면 군 사망자 수가 연간 약 100명수준이라는거 알고 계셨나요?

그중 60%는 자살이고 많은 사고들이 기사 한줄 담아내지못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있었던 채상병 사건과 훈련병 수류탄 사고등에 더해 몇일전 12사단 훈련병이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저 또한 소식을 접하고 내용을 알아보면서 화가났습니다.

알면 알수록 알기 싫어지는 내용들이였습니다.

 

이번 12사단 훈련병 사건에 본질은 이전에 군대 관련 사건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먼저 어떤 사건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2024년 5월 23일 17시 20분경.

(훈련소에 입소 후 9일차 되는날)

당시 기온 28도 / 해당 훈련병은 지병 없음.

 

1. 훈련병 6명이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에서 군기훈련을 받게됩니다.

2. 이 과정에서 훈련병들은 24kg 안팎에 달하는 무게의 완전 군장을 한 채 보행-구보-팔굽혀펴기-선착순 달리기 등이 반복되는 훈련을 받았으며 군장 내에 빈 공간이 많아 군장이 무겁지 않다며 책 여러 권을 넣어 군장을 더 무겁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한 훈련병이 수차례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이를 우려한 동기 훈련병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여성 중대장이 보고를 무시하고 얼차려를 진행시켰습니다.

4. 훈련병은 완전 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뛰는 과정에서 40분후에 쓰러졌으며 해당 훈련병이 쓰러지며 다리색이 변하고 검은색 소변을 보는 등 상태가 이미 심각했습니다.

5. 그제서야 국립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내 민간병원으로 다시 이송되었지만 횡문근 융해증과 열사병 증상, 결과적으로 패혈성 쇼크로 인해 사망하게됩니다.

6. 군은 “훈련이 육군 규정을 위반해서 가혹하게 진행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고 확인하였고 '조사'한다고 하였습니다.

 

 

사건 개요를 놓고만 봐도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요약하자면, 불과 약 1주일전만해도 사회에 있던 민간인을 훈련소에서 기초체력이 단련되지 않은채 더운날 완전군장도 부족해서 남는 공간에 책을 넣어서 무게를 더하고 팔굽혀펴기, 달리기를 쉬지도 않고 시키다가 훈련병이 이상징후를 보이니 꾀병부리지 말라고 계속 진행했고 쓰러지고나서야 병원 이송했는데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과 원인은 이상 증세를 보고받고도 무시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장에게 있으며, 해당 중대장이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들은 더 분노하는것같습니다. 여성으로서 겪어보지도 않은 완전군장시켰으니 한계를 몰라서 사고가 난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여성이기때문에 완전군장을 못해봐서 모른다는 편견을 가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해당 여중대장이 20kg 완전군장을 해보았는지, 할 수 있는지 따위는 별로 궁금하지 않습니다.

 

제가 진정 궁금한 것은 '왜 우리 사회와 정부는 군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는가?'입니다.

 

우리 사회의 반응

 

 

 

 

저는 솔직히 이번 사건의 반응을 통해서 적지않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녀노소 정치정당 가릴것없이 '누구나 다 하는것이다', '요즘 애들 체력이 왜 이렇게 약하냐', '요즘 군대는 당나라군대다' 식의 조롱과 멸시로 군인에 대한 예우는 커녕 오히려 비난하는 식의 댓글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총력전 당시 독일 남성의 징집률이 78%였고 현재 대한민국이 95%입니다.

과거에는 60% 수준이였던 징집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현재 수준에까지 오게되었는데 이건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징집률입니다. 심지어 북한의 경우에도 징집률이 70%인걸 감안하면 95%라는 징집률이 얼마나 무식한건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징집률이 높은 이유와 그 높은 징집률을 낮출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것이라 생각합니다. 징집률은 해마다 올랐지만 정작 군인수는 계속해서 감소했으며 원래는 60만명이었던 군대가 22년에는 50만명, 2040년에는 100% 징집을 해도 20만명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때가서 여성까지 강제징병을 한다해도 40만명이 안되니 심각한 상황이죠.

 

북한이라는 안보적 위협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 군인의 감소는 곧 안보의 위기입니다.

그럴수록 정부는 징집률을 높여서 원래는 군대를 가지말아야할 사람들까지 끌고가야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는 이런 비정상적인 징집률로 정신질환자든 신체장애자든 전부 강제징병 해놓고 사고가 터지면 어떻게 저런 반응을 보일 수 있는걸까요? 

국가는 왜 그런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지 않는걸까요?

 

명예로운 국가라면,

정상적인 국가라면,

조국의 부름을 받고 온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그에 걸맞는 보상과 대우를 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군인에 대한 존중과 대우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무덤에 침을 뱉고 조롱합니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듯이요.

 

 

 

군인을 조롱하고 천하게 여기는 이 '흐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것은 국가와 사회가 바라보는 군인은 명예가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반응

 

5월 27일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사망한 훈련병에 대한 순직을 결정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발뺌할 길이 없다보니 빠른 인정과 사과를 선택하기로 한것같습니다.

 

 


이번에 사망한 훈련병에 대해 국가는 어떻게 보상을 할까요?

2019년 제정된 군인재해보상법에 따라 공무상 사망원인에 따른 공무원 전체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X 24를 받게됩니다.

 

강제징병으로 불러왔지만 어쨋든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훈련병의 사망으로 인해 받게 될 금액은 24년 공무원 전체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552만원 X 24 = 1억3000만원가량을 받게됩니다.

물론 목숨에 값을 매길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우리 정부는 형평성을 고려하여 1억 3000만원이라는 금액이 군인의 죽음에 대해 국가가 치르는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근데 1억 3000만원이라는 금액이 형평성을 고려했다라는 정부의 입장은 제가 볼때 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월호, 이태원 모두 정말 안타까운 사고이고 그 목숨에도 감히 값어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가가 형평성을 고려해서 내린 결과가 강제징용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해양교통사고나 압사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목숨 값이 더 높다라는 부분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것입니다.

 

사실 국민으로서 납득을 하기 싫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국가가 책정한 목숨 값은 어떤 숭고한 희생이나 명분을 바탕으로 책정되지 않는다는것을요.

 

형평성이라는건 애초에 없는 개념이었고,

정작 국가에게 중요한건 정치적,사회적으로서의 가치뿐이였습니다.

국가가 책정한 목숨 값은 얼마나 정치/사회적 값어치가 있느냐에따라 책정되었을뿐입니다.

 

이번 사망한 훈련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건들을 명분으로 정치권은 군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고 대중은 그것을 적극 지지할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방력의 후퇴를 바라는 특정 집단들은 이런 기회들을 잘 이용하는 편입니다.

 

과연 대한민국 국방력의 후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현재 유럽 대부분 국가들은 남녀할것없이 징병제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도 무장을 하고 있고 중국은 아예 대놓고 대만 해양영토를 넘나들며 도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만해도 한국 6.25전쟁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아득히 사상자 수를 뛰어넘었고, 중동지역의 이스라엘이라는 화약고는 이제 곧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세계적으로 오랜 평화는 이미 끝이 났고 우리나라도 정말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징병제에 대한 거부감과 사회적갈등이 심해져갑니다.

국가는 신뢰를 잃었고 군대는 명예를 잃었습니다.

 

저는 이미 우리나라가 이념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의무

어릴때부터 배우는 것이죠.  

 

교육, 근로, 납세, 그리고 국방입니다.

 

교육은 사회를 위해,

근로는 경제를 위해,

납세는 정부를 위해,

국방은 안보를 위해 있습니다.

 

국민으로서 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국방을 위해 강제징병을 했고 그 결과로 국민이 희생되었다면 그 책임이 국가에게 있는것 또한 당연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군인에 대한 명예를 지켜줄 의무가 있습니다.

 

국민이 세금을 내는건 국가로부터 보호받기 위함이지, 
국가의 노예 일꾼이라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군인이 되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