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 4월부터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게 라인 소유 지분 매각에 대한 압박을 가한 사건이 주목을 받으면서 요즘 국제 정치적인 이슈로 번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이슈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먼저 저는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자유경제 시장에서 '국가가 기업에게 지분 매각등을 위해 압력을 넣을 권리는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정치적 요인들에 의해 그런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죠. 대표적으로 논란이 현재 진행중인 미국-중국간의 틱톡 퇴출건이 있습니다. 틱톡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실상 적국인 중국으로 유출되는 정보를 막기위해 미국 행정부가 개인정보보호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 하는것을 추진했었죠.
사실 일본 정부가 이번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에 대한 압력을 넣은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네이버 측의 잘못으로 라인 이용자 정보가 중국에 유출된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다른점이 분명히 있죠. 미-중 관계와는 다르게 한-일관계는 우방국이라는겁니다.
그럼 그 자세한 내용이 뭐길래 일본 정부는 이런 짓을 했을까요?
미디어와 언론에서는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찾아서 객관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너무 깊게 파고들면 22년도 아베 신조의 죽음이 불러온 결과, 현재 일본의 자민당이 당선된 이유, 그리고 현재 자민당이 처한 일본내 정치적 상황등등 너무 얘기가 길어져서 그런 부분들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라인에 대한 네이버의 소유권과 일본의 소유권 상황
자, 그럼 정치는 조금 후에 다루어보고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고 왜 일어났는지 그 '현상'에 대해 먼저 알아봅시다.
일단 본론에 앞서서 감정적인 내용을 빼고 객관적으로 주어진 상황만을 보겠습니다.
1. 네이버가 라인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O, 정답입니다.
2. 네이버가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 X , 틀렸습니다.
이 부분을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해서 사태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것 같습니다.
네이버는 '라인'의 소유주가 아닙니다. 최대주주도 아니구요. 라인 법인이 한국 법인도 아닙니다.
먼저 지분관계를 한번 정리 해보겠습니다.
조금 복잡해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A홀딩스라는 법인을 통해 라인 야후라는 법인을 64.5%소유하여 최대주주고,
그 라인 야후라는 법인이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정도로만 알고계시면 됩니다.
근데 의문점이 있습니다.
먼저 라인은 일본에서 네이버가 2011년 설립한 법인입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아래와 같았습니다.
1. 네이버가 라인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O, 정답
2. 네이버가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 O, 정답
근데 어떻게 현재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손 마사요시)는 갑자기 A홀딩스의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걸까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2019년으로 가봅시다.
2019년 7월4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손정의 회장의 요청으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8/2019111801707.html
"文 대통령-손정의 만남이 '야후 재팬-네이버 라인' 통합 결정적 계기"
文 대통령-손정의 만남이 야후 재팬-네이버 라인 통합 결정적 계기
www.chosun.com
일본의 주간문춘에서 "소프트뱅크의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손 회장이 지난 4월부터 라인 인수를 노리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이를 도운 것은 지난 7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이라고 보도했죠.
그리고 2019년 11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지분을 절반씩 나누면서 A홀딩스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라인야후 법인의 64.5%를 소유하게됩니다.
바로 이때부터 [네이버가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 X, 오답]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건 최대주주는 A홀딩스고 지분은 두 회사가 동일하게 나누었지만,
경영권은 이미 2019년 합병때부터 소프트뱅크가 행사했다는 점입니다.
자, 그럼 여기까지 기본적인 지분상황과 경영권자에 대해서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 정부가 왜 그런짓을 했는지에대해서는 해답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력을 넣은 배경과 명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의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 압력의 배경과 명분
라인은 일본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메신저 앱이자 한국의 '카카오톡'같은 위치입니다.
그리고 2019년 네이버 지분 매각 이후, 경영권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행사했지만 보안 업무는 네이버가 담당했습니다.
카카오톡도 카카오페이가 있듯이 라인에도 라인페이등의 전자금융결제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러니 네이버는 보안에 해당하는 모든 개인정보, 라인페이, Paypay의 전자금융 정보까지 통합관리하게 됩니다.
일본,대만등 라인을 사용하는 국가 사용자들의 정보를 전적으로 한국의 네이버가 책임지게 된거죠.
근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네이버가 중국에 업무를 하청을 주게됩니다.

왜 하필 중국에 하청을 주었나? 라는 질문에는 제가 정확한 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몇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정치 음모론적인 부분은 제외합니다)
1.) 저렴한 인건비, 서버 유지비
2.) 국내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
3.) 문제가 생겼을 시 책임으로부터의 자유
기업들이 외주를 주는 이유야 이것 외에도 다양하고 특히 서버,데이터 보안 관리 비용이나 인건비등이 한,일은 굉장히 비싼편이다보니 중국에 하청을 주는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시점에 네이버가 라인에 대해서
경영권도 없으며,
대주주도 아니고,
라인이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지도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서 종합해보면,
중국에 보안관련 업무 하청을 맡긴다는 부분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미 본인들은 경영권자도 아니고 라인은 일본 사람들을 위한 일본 기업이라고 생각했을테니까요.

자, 여기서부터 뭔가 불안하지 않습니까?
불안은 현실이 되고 문제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중국 하청업체가 이를 관리하면서부터 중국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연달아 발생했고, 정부가 이에 대한 해명을 라인측에 요구하자, 2021년 라인은 일본 정부에 "정보 유출은 없었고, 정보는 일본 국내 서버에서 폐쇄되어 있다"라고 거짓으로 해명했고 그것들이 들통나게 됩니다.
[Z홀딩스(현 라인야후)의 특별위원회 조사 보고서.pdf] (일어 원문)
이후에도 보안은 개선되지 않았고 (보고서 링크) 심지어는 대만정치인과 군관계자 정보가 라인을 통해 중국에게 해킹당하는 상황까지 이르자 일본 정부에서는 국제관계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에 끼어들게 된것입니다.
피해자는 대만정치인, 플랫폼 경영자는 일본기업(라인), 데이터보안업무 담당자는 한국기업(네이버), 보안업무를 하청받은 중국기업이 얽혀있고 대만정치인과 군관계자의 민감정보유출은 단순히 대만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미국과도 연관되어있으니 굉장히 심각한 국제관계와 안보문제로 이어지는 것이죠.

우리는 요점을 잘못잡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문제삼는건 '한국에 중요한 정보를 담은 서버가 있다'는게 아닙니다.
'그 서버에 중국이 접속하니 보안을 강화해라'라는 점입니다.
현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관여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라인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라인의 법인은 일본 법인인 상태죠.
일본 정부는 이미 개인정보유출건에 대해서 라인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라인은 일본 정부에게 수차례 거짓보고를 했고,
한국의 네이버는 하청업체의 보안을 개선하지 않았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일본 정부가 이에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일본 정부는 아래를 명분으로 네이버를 향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 라인은 해당 보안하청업체에게 요청할 수 있는 조항이 없고, 보안 부분에 관리감독이 불가능함.
- 사건이 터져도 통보하기 전까지 해킹 사실을 일본 정부가 인지하지도 못함.
- 약 3달간 정보가 유출되는 상태가 유지되었는데 라인 측 통보 후, 네이버는 해킹 대응 전후에도 라인 측에 1달간 정보 공유하지 않았고 보안상태가 개선되지 않음.
전체적으로 일본의 입장인 어려운 말들을 제 나름대로 조금 풀어서 해석 해보겠습니다.
'중국측에 보안정보 유출시켜놓고 나 몰라라 하면서 그딴식으로 관리하실꺼면 그냥 지분 매각해주시고 일본 기업이 안보관리 차원에서 보안을 담당하는 것이 나을것같습니다.'
조금 말이 거칠지만, 어쨋든 이게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들도 그들만의 명분이 있는 셈이죠.
제가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정보유출에 해당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등도 정보 유출 사건은 있어왔는데 왜 유독 라인한테만 압력을 가하냐?라고 불만을 가지는것이 당연합니다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등은 일본 기업도 아닐뿐더러 일본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어플도 아니고 문제가 생겼을때 일본 정부의 책임이 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라인 지분이 매각된다면 일본에게는 환영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굴욕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내고 널리 알린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강제로 매각해야한다는 사실은 저도 화가납니다.
하지만 사건은 일어났고, 대응은 미흡했고, 문제는 반복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명분이 주어졌고 우리는 여기서 감정적으로 대응할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타협을 해야합니다.
감정적으로는 일본 정부가 무슨 공작을 벌인게 아닌가? 라인의 일본 기업 독점권을 위해 별거 아닌 보안문제를 키운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갈 수 있지만 그런것들은 물증없이 기업과 정부 사이의 관계에서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중요한건 누가 잘못을 했고, 누가 피해를 입었으며, 해결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냐입니다.
어쨋든, 여기까지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력을 넣은 배경과 명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보니 얘기가 길어졌지만 이제부터는 정치적인 얘기입니다.
분명히 이것은 야당에게 기회입니다.
그들에게는 문재인 정권 당시 매각해버렸던 라인의 지분이 눈덩이처럼 굴러서 이 상황까지 왔는지는 중요한 사실이 아니고 관심도 없습니다. 정부가 왜?라는 명분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도 않지만 타이틀 한줄로 감정을 제대로 건드릴 수 있는 자극적인 것.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을 빼앗으려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아무것도 하려들지 않는다'
이 두가지 슬로건으로 대중은 이성이 마비되버렸고 더이상 왜?라는 질문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도 않습니다.
[우리것, 일본, 빼앗기다, 정부무능함]
이 키워드들만으로도 벌써 우리는 사태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야당은 이해관계를 설명해줘야할 이유가 없고 대중은 그저 분풀이를 할 대상이 필요하니까요.
자, 불을 붙였으면 이제 기름도 붓고 부채질도 해줘야 더 잘타겠죠?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대중은 이토 히로부미와 독도가 이 사태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걸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저 두 키워드가 각인 시켜놓은 반일 감정은 불붙인 장작에 기름을 들이붓고 부채질을 하는 용도죠.
독도? 당연히 우리 땅입니다.
이토히로부미? 당연히 조선을 식민지배하게 만든 적입니다.
근데 그것들이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 사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일텐데 왜 이런 여론이 형성되는 걸까요?
정답은 '항상 그래왔고 그게 잘먹히기때문'입니다.
이 심리작전들은 광우병, 싸드, 메르스, 후쿠시마 등등 불과 20년도 안되는 기간만 돌아보아도 수 없이 반복되었고,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만큼 아픈 부분을 건드릴때마다 너무나 아파하는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성숙해져야할때라고 생각합니다.
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이후, 길었던 평화시기동안 동아시아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글로벌화가 되었지만 최근의 홍콩의 공산화, 러-우전쟁, 이스라엘과 중동지역 분쟁등의 여러 국제 정치 관계가 얽히면서 점점 화약고에 불만 붙이면 터지는 형국이 되버렸습니다.
이 상황은 우리의 국제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관계에서 영향력을 잃은 국가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100년전의 치욕적인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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